
🇭🇹 지구병크 연대기 – 아이티 (1편)
혁명은 시작됐다 (1791~1804)
“그들은 자유를 얻었지만, 세상은 그 자유를 용서하지 않았다.”
🌋 18세기 후반, 카리브 해의 작은 섬 생도맹그(Saint-Domingue).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이곳은 세계 최대의 설탕과 커피 생산지였다.
프랑스 귀족들은 이 섬에서 부를 쓸어 담았고, 그 밑에는 노예 50만 명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설탕 한 스푼마다 노예의 눈물 한 방울’이라 불릴 만큼,
이곳의 번영은 인간의 절망 위에 세워진 제국의 그림자였다.
⚡ 하지만 1789년, 프랑스혁명의 소식이 대서양을 건너온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그 문장은 프랑스 본토에선 철학이었지만,
아이티의 흑인들에게는 명령문이었다.
그들은 묻는다.
“만약 인간이 평등하다면, 왜 우린 사슬에 묶여 있는가?”
그 질문 하나가 불이 되었고,
1791년 8월 22일, 노예들의 대반란이 시작됐다.
불타는 농장, 탈출한 노예, 총과 마체테가 엉킨 밤.
아이티의 혁명은 노예제의 지옥문을 부수는 첫 번째 전쟁이었다.
🗡 반란의 중심엔 한 남자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투생 루베르튀르(Toussaint Louverture).
글을 배우지 못한 노예였지만,
그의 머리는 장군이었고, 그의 신념은 철이었다.
그는 “우리의 자유는 하늘이 아니라 우리가 쟁취해야 한다”고 외치며
프랑스, 스페인, 영국의 군대를 동시에 상대했다.
노예들이 세운 군대는 믿기 어렵게도 승리를 거듭했고,
결국 프랑스는 아이티의 독립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루베르튀르는 프랑스의 음모로 체포되어 유럽으로 끌려가
감옥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 그러나 혁명은 그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의 제자 **장 자크 데살린(Jean-Jacques Dessalines)**이
마지막 불꽃을 이어받는다.
1804년 1월 1일, 그는 아이티의 독립을 선언했다.
그날, 수많은 노예 출신들이 총을 들어 하늘을 향해 외쳤다.
“우린 자유를 얻었고, 신은 흑인의 편이었다.”
이 순간,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이 탄생했다.
혁명은 성공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 아직 계산서에 적히지 않았다.
🩸 자유의 첫날, 그들은 몰랐다.
자유는 얻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는 걸.
그리고 세상은, 노예가 주인이 된 나라를
결코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걸.
🧠 시리즈 코멘트
“혁명은 세상을 바꾸지만,
그다음 장을 쓰는 건 언제나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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