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는 현재 진행형 912편 - 🧱 시위 최전선에 선 이란 Z세대, ‘미래를 위해 나섰지만 목숨으로 대가를 치르다’
🧭 이란 전역으로 확산된 반정부 시위의 최전선에는 언제나 젊은 얼굴들이 있었다.
체제 변화와 삶의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주력은 10~20대 청년층, 이른바 이란 Z세대였다. 시위는 이들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동시에 희생자 역시 청년층에 집중됐다.
🧭 17세 소년 샘 아프샤리는 시위 전날, 아버지에게 “내일 시위에 나가니 엄마에게는 말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컴퓨터를 좋아하고 수영을 즐기던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나흘 뒤 이란 카라즈의 영안실에서 시신 가방 속에서 발견됐다. 머리 뒤쪽에 총상을 입었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
🧭 17세 축구선수 레빈 모라디 역시 경기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시위에 합류하겠다고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족은 며칠 뒤 테헤란 카흐리자크 영안실에서 그를 찾아야 했다.
또 다른 희생자인 18세 아미달리 헤이다리는 생일을 며칠 앞두고 친구들과 함께 케르만샤 시위 현장에 나갔다가 목숨을 잃었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보안군은 그의 가슴을 향해 발포했고, 쓰러진 뒤에도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가격했다.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이란 반정부 시위의 핵심 동력이 된 세대를 ‘이란 Z세대’로 규정하며 집중 조명했다.
애초 시위는 화폐 가치 폭락과 생계 악화를 견디지 못한 전통시장 상인들에서 시작됐지만, 여기에 학생과 청년층이 대거 합류하면서 단순한 경제 불만을 넘어 체제 전복을 요구하는 정치 시위로 성격이 급격히 바뀌었다.
🧭 이란 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숨진 사람의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인권단체와 현지 활동가들은 사망자가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희생자의 상당수가 30세 미만 청년층인 것으로 파악된다.
🧭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와 관련한 사망자를 6842명으로 집계했고, 이 가운데 146명은 18세 미만 미성년자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인권단체 자료를 종합하면, 사망자의 약 절반이 1997년에서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이란 Z세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 이들 가운데에는 학생, 운동선수, 예술가 등 다양한 배경의 청년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더 나은 미래와 사회 변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고, 보안군의 발포와 강경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인터넷 공간에는 이들의 얼굴과 생애를 기록한 디지털 추모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 이란에서 청년 세대가 시위의 중심이 된 배경에는 인구 구조가 있다.
이란 인구의 약 42%가 30세 미만으로, 중동 국가 가운데서도 젊은 층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경제 붕괴와 구조적 실업이다. 청년 실업률은 이미 20%를 넘어섰다.
🧭 파르스주 출신 22세 청년 오미드는 16세부터 일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기본 생필품조차 제대로 살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고 토로했다.
🧭 이란 Z세대는 동시에 인터넷에 자유롭게 접근한 첫 세대이기도 하다.
세계의 소식과 다른 사회의 삶을 온라인으로 접해 온 이들은, 현재의 강경 보수 이슬람 정권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고 있다.
🧭 테헤란 시위에 참여했던 17세 소녀 타를란은 “부모 세대는 인터넷이 없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이런 삶이 정상적인 삶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 이번 시위의 상징이 된 ‘여성·생명·자유’ 운동 역시 청년 세대가 주축이었다.
2022년, 히잡 착용 문제로 도덕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6개월간 이어진 시위에서도 5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워싱턴연구소의 홀리 다그레스 선임연구원은 “젊은 이란인들은 총알과 곤봉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면서도 거리로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 이란 정부의 인터넷 차단과 언론 통제로 실제 피해 규모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지난달 며칠간의 유혈 진압 과정에서 3만6500명 이상이 숨졌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 지구굴림자의 마지막 한마디
이란의 거리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것은 단지 시위대가 아니라,
한 나라의 미래 세대 그 자체였다.
체제를 바꾸고 싶었던 이들의 요구는 거창하지 않았다.
‘존엄하게 살고 싶다’는 아주 기본적인 바람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 바람은 아직도 거리 위에 남아 있다.
출처: The Wall Street Journal, AP, Getty Images, HRANA, Iran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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