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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현재 진행형 167편》- 스페인 산불, “기후 비상사태의 명백한 경고”

by 지구굴림자 2025. 8. 15.

《지구는 현재 진행형 167편》-  스페인 산불, “기후 비상사태의 명백한 경고”

 

스페인 산불, “기후 비상사태의 명백한 경고”

 

올여름 이베리아 반도는 말 그대로 불의 계절이다. 카탈루냐 내륙에서 시작해 농가와 들판을 훑고 간 불길은 7월 초 이미 인명 피해까지 냈다. 진화가 가까스로 이뤄진 뒤에도 강풍·낙뢰 예보가 이어지며 소방당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경계 태세를 풀지 못했다. “올여름 유럽 전역을 휘감은 폭염”이라는 큰 흐름 안에서 스페인의 산불은 예외가 아니라 상징이 됐다. 

 

스페인 정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테레사 리베라(생태전환부) 장관은 이번 산불을 두고 *“기후 비상사태의 명백한 경고(clear warning)”*라고 못 박았다. 더이상 ‘이례적 사건’으로 치부할 수 없고, 기후 적응과 산림 관리, 물 관리, 전력 수급까지 한 묶음으로 손봐야 한다는 압박이 정부 안팎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다.

 

현장의 대응도 유럽 차원으로 커졌다. 7월 하순, 스페인을 포함해 여섯 나라가 잇따라 EU 시민보호체계(EU Civil Protection Mechanism)를 가동했고, 유럽 공동 소방비행대(레스큐·캐나다이어)가 순차적으로 투입됐다. 한 나라가 불길에 밀리면 이웃 나라가 물을 싣고 달려오는 방식—이제 남유럽 여름의 ‘뉴 노멀’이 됐다. 

 

그렇다고 비행기 몇 대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①기후 패턴의 변화(더 길고 뜨거운 건기), ②산림·초지의 연료화(건조·관리 부재), ③농촌 소멸로 인한 인력 공백이 겹치며 불씨가 곧바로 ‘시스템 리스크’로 번진다. 스페인의 여름 산불이 에너지 가격(예: 송전선 방재·정지), 식품 물가(올리브·과일 수확 차질), 관광업(피난·폐쇄 구역)까지 흔드는 이유다. 이런 구조적 위험은 올여름 포르투갈·그리스 등지에서도 똑같이 확인됐다. 

 

정치적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소방항공 전력(캐나다이어 확대)과 산림 정비 예산을 늘리자니 재정이, 규제 완화로 벌채·방화선을 확대하자니 환경단체가 반발한다. 하지만 장관의 말대로라면 선택지는 사실상 수렴한다. *“경고”*를 경고로만 남길지, 내년 여름의 보험료와 전기요금, 식탁 물가로 계산할지는 지금 정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블랙유머 한 숟갈:
이번 여름 우리에게 꼭 필요한 건 ‘스페인산 올리브유’가 아니라 ‘스페인 전역에 뿌릴 물’이다. 튀길 건 감자뿐, 숲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