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구는 현재 진행형 621편 — 알아사드 축출 1년, 시리아는 ‘대외적 성공’과 ‘불안한 국내’ 사이에 서 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밤하늘을 불꽃이 가득 채웠다.
거리엔 음악이 울려 퍼지고, 수만 명의 시민이 깃발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탱크와 헬리콥터가 등장하는 군사 퍼레이드, “하나의 국가, 하나의 국민”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까지.
이날은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축출 1주년이었다.
하지만 그 축제의 조명 뒤에서는 여전히 분열·폭력·경제난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 1년, 시리아는 ‘대외적 성공’과 ‘대내적 위기’라는 상반된 풍경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 1. 알아사드 축출의 상징성… 53년 독재의 종말
정확히 1년 전, 아메드 알샤라가 이끄는 반군 세력은 다마스쿠스에 입성해 53년 이어진 알아사드 가문의 장기독재를 끝냈다.
하페즈–바샤르로 이어진 권력 체제는 14년 내전 동안 약 60만 명의 사망자, 수백만 명의 난민을 남겼다.
알샤라 대통령은 축제 현장에서 반군 시절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등장했다.
그는 군중 앞에서 “폭정과 독재의 시대는 끝났다”며
**“정의와 자비, 평화 공존의 새로운 새벽”**을 약속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아직 절반만 이행된 상태다.
🟣 2. 대외적 성공: ‘테러리스트’ 이미지 탈피, 국제 외교의 중심으로
알샤라 대통령의 외교적 행보는 전례 없이 빠르고 과감했다.
- 유엔 총회 참석(시리아 최초)
- 미국 백악관 방문,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 지난 1년간 13개국·21회 순방
가디언은 “악수 횟수만 따지면 올해의 외교관”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 서방 제재 완화·해제
알샤라 정부는 전임 정권 아래에서 부과됐던 강력한 제재를 단계적으로 무너뜨리는 중이다.
- 미국: 시리아 제재법(‘시저법’) 집행 유예, 의회에서 폐지 논의
- 사우디: 60억 달러 투자 약속
- 카타르: 석유·가스 산업 재건 지원
외교관계 회복 → 투자 유입 → 경제 재건이라는 선순환을 만들려는 전략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시리아는 미래가 유망한 강력한 국가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 3. 그러나 국내는… 종파 폭력, 경제난, 지뢰, 난민 귀환의 부담
국제 무대에서 밝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시리아 내부 상황은 여전히 혼란과 긴장이 가득하다.
▶ ① 종파 갈등 폭발
오랜 내전은 시리아 사회를 종파·민족 단위로 갈가리 찢어 놓았다.
- 3월: 정부군과 무장세력의 충돌 → 알라위트족 1600명 학살
- 7월: 남부 스웨이다에서 드루즈족과 정부군 충돌 → 수백 명 사망
- 북부: 쿠르드족과의 갈등 지속
특히 스웨이다 지역은 사실상 드루즈족의 독자 통치 구역처럼 운영되고 있다.
▶ ② 이스라엘의 공습과 남부 점령
이스라엘은 정기적으로 시리아 남부를 공습하며
안보협정은 완전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국경 안정 없이 시리아의 내정 안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 ③ 전국에 남은 지뢰
오랜 내전의 또 다른 유산은 지뢰다.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최소 590명이 지뢰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 ④ 경제난: “텅 빈 나라를 물려받았다”
시리아 경제는 여전히 무너진 상태다.
- 물가 폭등
- 일자리 부족
- 저임금 구조
- 재건 사업은 약속만 있고 현장은 정체
AP에 따르면 많은 시민이 집을 개인 비용으로 직접 재건해야 할 만큼 정부 재정은 극도로 부족하다.
어느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텅 빈 나라를 물려받았다. 은행도, 인프라도, 집도 텅 비었다.”
▶ ⑤ 난민 귀환의 역설
1년간 120만 명의 피란민이 귀국했지만, 일자리·주거·안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해외에 남은 난민은 여전히 450만 명이다.
🟣 4. 과거사·정의·민주주의는 아직 ‘멈춘 상태’
시리아 정부는
- 시민 평화협의회,
- 과거사 감독 기구 등을 출범하며
통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사실상 멈춰 있다.
시민사회는 우려한다.
“지금 이 짧은 시기를 놓치면, 정의는 다시 사라질 것이다.”
더구나 새 헌법은 대통령에게 절대적 권한을 부여하고,
의회 구성도
- 3분의 2는 위원회 선정
- 3분의 1은 대통령 임명
이라는 방식으로 이뤄져 민주적 정당성이 부족하다.
독재는 끝났지만,
민주주의가 제대로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다.
🟣 5. 시리아의 ‘1년’이 주는 메시지
알샤라 정부는 국제무대에서 놀라운 전환을 이뤘지만,
국내 사회는 내부의 응어리와 경제적 잔해 속에서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현재 시리아는
**“전쟁이 끝난 나라”가 아니라
“평화를 시작해야 하는 나라”**에 가깝다.
외교와 재건, 그 사이에서 시리아는 여전히 갈림길 위에 서 있다.
🔹 오늘의 한 줄
독재가 무너졌다고 곧바로 나라가 서는 건 아니다.
출처: Reuters, AP, The Guardian, 교도통신,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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