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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정세 알쓸잡잡

지구는 현재 진행형 970편 – “생리대 과세는 위헌”…금기를 깨는 파키스탄의 25세 변호사

by 지구굴림자 2026. 2. 17.

지구는 현재 진행형 970편 – “생리대 과세는 위헌”…금기를 깨는 파키스탄의 25세 변호사

 

🌏 파키스탄에서 ‘생리대 세금’이 법정으로 올라갔다.

여성의 생리와 성 건강에 대한 공개적 논의 자체가 오랫동안 금기였던 사회에서, 25세 젊은 변호사가 정부를 상대로 헌법 소송을 제기했다. 단순한 세금 문제를 넘어, 헌법상 평등권·건강권·교육권 침해 여부를 묻는 사건이다.

소송을 제기한 인물은 마흐누르 오메르. 그는 생리용품에 부과되는 세금이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파키스탄 헌법 제25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의 말처럼, “이건 단순한 법적 다툼이 아니라 생리 빈곤을 공론화하는 운동”에 가깝다.


📌 최대 40%까지 붙는 세금

현재 파키스탄은 1990년 제정된 판매세법에 따라

  • 국산 생리대에 18% 판매세
  • 수입 생리대에 25% 관세
  • 여기에 지방세까지 추가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은 최대 40% 수준까지 올라간다.

문제는 이 나라의 소득 구조다. 인구 상당수가 하루 6000원 수준 이하로 살아가는 현실에서, 생리대 한 팩(10개입) 가격이 2000~2500원이라는 건 결코 가벼운 지출이 아니다.

유니세프 통계에 따르면 파키스탄 여성 중 시판 생리용품을 사용하는 비율은 약 1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천, 헝겊, 비위생적 대체물에 의존하거나, 아예 학교·직장을 포기하는 선택을 한다.


🎓 교과서에서조차 지워진 생리

오메르가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온 배경에는 개인적 경험이 있다.

그는 학창 시절, 교사가 생리 관련 교과서 단원을 건너뛰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목격했다.
그 메시지는 분명했다.
“이건 말하면 안 되는 것.”

수업 중 생리를 시작해 당황한 채 교실을 나가던 친구들, 하얀 전통 의상 뒤에 붉게 번진 얼룩, 그리고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 몸의 변화.

이건 단순한 교육의 공백이 아니라, 구조적 침묵의 문화다.


📉 ‘생리 결석’은 통계가 말한다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 소녀 5명 중 1명은 생리 때문에 결석을 경험한다.
그로 인한 누적 학습 손실은 최소 1년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학교에서 끝나지 않는다.

  • 일부 공장 여성 노동자는 화장실 이용 시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는다.
  • 일부 종교 공동체는 생리 중 여성의 공간 출입을 제한한다.
  • 사회적 낙인은 정신 건강과 자존감에도 영향을 준다.

결국 생리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여성의 일상·교육·노동·존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다.


🌏 인도·네팔은 이미 바꿨다

오메르의 소송은 고립된 시도가 아니다.

  • 인도는 2018년 생리용품 세금을 면제했다.
  • 네팔도 지난해 관련 세금을 폐지했다.

이웃 국가의 입법 변화는 파키스탄 내에서도 ‘불가능한 요구’가 아니라는 인식을 만들고 있다.

이번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이미 금기였던 주제는 법정과 언론의 중심에 올라섰다.


🧭 지구굴림자의 마지막 한마디

세금은 숫자 문제처럼 보이지만, 어떤 물건에 세금을 매기느냐는 결국 국가가 무엇을 ‘필수’로 보느냐의 문제다.
생리대가 사치품인지, 기본권과 연결된 필수품인지.
25세 변호사의 질문은 파키스탄 사회 전체를 향하고 있다.

금기를 깨는 건 언제나 조용히 시작되지만,
법정에 올라가는 순간 그건 이미 사회적 변곡점이다.

 

출처: Reu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