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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병크 연대기 79편 – 네덜란드편 4편

by 지구굴림자 2025. 8. 26.

📘 지구병크 연대기 79편 – 네덜란드편 4편

중립의 착각과 전쟁의 병크

 

17세기 황금기를 누리던 네덜란드도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열강들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19세기 들어 영국과 프랑스는 전 세계를 제패하는 식민지 제국으로 성장했지만, 네덜란드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여전히 동인도 제도(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식민지를 갖고 있었지만, 그 영향력은 점차 약해졌다.

그래서 네덜란드가 선택한 전략은 **“중립”**이었다.
“우린 굳이 전쟁에 끼지 않겠다. 무역으로만 먹고살면 된다.”
경제 의존도가 높고 군사적으로 약화된 상황에서 중립은 합리적 선택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게 바로 훗날 치명적인 병크로 이어진다.

  • 제1차 세계대전 (1914~1918)
    네덜란드는 철저히 중립을 고수했다. 직접 폭탄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주변 국가들이 전쟁에 휘말리면서 무역 봉쇄가 발생했고, 식량난까지 겪었다. “중립이니까 우리는 안전하다”는 기대와 달리, 고립된 작은 국가가 겪는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 제2차 세계대전 (1940)
    네덜란드는 다시 한 번 중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엔 독일이 달랐다.
    나치 독일은 서부 전선의 관문으로 네덜란드를 이용해야 했고, “중립”이라는 말에 전혀 관심 없었다. 독일군은 전격적으로 침공했고, 로테르담 폭격으로 도시가 잿더미가 되자 네덜란드는 불과 5일 만에 항복했다.
    중립이 곧 ‘방패’가 되리라 믿은 착각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점령 이후 네덜란드 국민들은 5년간 혹독한 고통을 겪었다. 특히 1944~45년 겨울, 독일이 식량 수송을 차단하면서 발생한 **‘헝거 윈터(Hongerwinter, 기아의 겨울)’**는 수만 명이 굶어 죽는 참사로 남았다. 아이들은 잎사귀와 양초 기름까지 먹으며 연명해야 했다.

 

결국 네덜란드의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강대국이 칼춤을 추는 시대에 ‘중립’만 믿고 손 놓고 있는 건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자멸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