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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정치 개그 시리즈

📌〈사헬벨트 붕괴〉 2편 — 강대국들의 그림자 전쟁

by 지구굴림자 2025. 12. 10.

📌〈사헬벨트 붕괴〉 2편 — 강대국들의 그림자 전쟁

 

사헬벨트의 무정부화가 단순히 아프리카 내부 문제였다면 상황은 지금처럼 복잡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사헬은 우라늄·금·석유·천연가스가 묻혀 있고, 유럽·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경로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강대국들은 사헬을 오래전부터 ‘조용한 전쟁터’로 취급해 왔다.
지금의 사헬 위기는 결과적으로 러시아·프랑스·미국·중국·중동 국가들이 충돌하는 글로벌 갈등의 교차점이 되어버렸다.


🟣 1. 러시아의 깊숙한 개입 — “안보를 줄 테니 자원을 달라”

사헬에서 가장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인 나라는 러시아였다.
바그너 그룹(현재는 명칭·구조가 바뀌었지만 동일한 역할의 아프리카 군사기업 포함)은 사헬 국가들에게 실제로 이렇게 접근했다.

“프랑스를 몰아내고 싶다면, 우리가 지켜주겠다.”

말리·부르키나파소·니제르 등 최근 군부정권 대부분이 친러 기조로 전환된 이유다. 러시아는 군사지원·훈련·정권 보호라는 ‘안보 패키지’를 제공하는 대신,

  • 금광
  • 우라늄 광산
  • 석유 개발권
    같은 자원 지분을 챙긴다.

특히 니제르는 세계 주요 우라늄 공급국이어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는 유럽 전체의 에너지 안보를 흔드는 셈이 된다. 사헬에서의 러시아의 존재는 단순 외교가 아니라, 자원 시장과 유럽 안보에 직격탄이다.


🟣 2. 프랑스의 몰락… 그러나 완전히 떠날 수 없는 이유

사헬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영향권이었다.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진 군사·경제 네트워크 속에서 프랑스는 60년 넘게 사헬의 ‘관리자’ 역할을 했고,

  • 군사훈련
  • 안보 파트너십
  • 개발 원조
    전부 프랑스가 중심이었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 반프랑스 정서가 폭발하고, 군부정권이 “프랑스군은 물러가라!”를 외치면서 프랑스의 사헬 지배력은 순식간에 붕괴했다.

그럼에도 프랑스는 사헬을 완전히 떠날 수 없다. 이유는 다음 두 가지다.

✔ ① EU·중동 안보의 마지막 방어선

사헬이 무정부화되면

  • 난민 대량 유입
  • 테러조직의 유럽 침투
    가 현실화된다.
    프랑스는 유럽 안보를 위해서라도 사헬을 방치할 수 없다.

✔ ② 우라늄 공급망

프랑스는 전력의 70% 이상을 원자력에 의존한다.
사헬(특히 니제르) 우라늄은 프랑스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다.

그래서 프랑스는 지금 ‘철수했지만 동시에 돌아와야 하는’ 모순된 압박을 받고 있다. 이것이 사헬을 더 혼란스럽게 만든다.


🟣 3. 미국의 고민 — 중국·러시아에 사헬을 내줄 수 없다

미국의 시선에서 사헬은 중국·러시아 견제의 전선이다.
워싱턴은 아프리카 전체를 적극 개입하진 않지만,
사헬만큼은

  • 무인정찰기(드론)
  • 비밀 기지
  • 정보 수집 시설
    을 유지하면서 ‘최소 개입 전략’을 펼친다.

미국이 사헬을 완전히 비우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아프리카가 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

미국의 전략은 프랑스처럼 직접 개입이 아니라,

  • 정보력
  • 감시시설
  • 특수부대 소규모 배치
    를 통해 상황을 ‘관리’하는 방식에 가깝다.

🟣 4. 중국의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 인프라와 자원으로 사헬을 장악

중국은 사헬을 군사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 대신

  • 광산 투자
  • 철도·도로 인프라
  • 송전망·에너지 시설
    같은 경제 패키지로 접근한다.

중국의 논리는 단순하다.

“안보는 프랑스·러시아가 알아서 해라. 우리는 자원과 인프라를 챙긴다.”

중국은 말리·니제르·차드 등지에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사헬 경제 깊숙이 들어가고 있다.
군사개입 없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 방식은 프랑스·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축을 이룬다.


🟣 5. 사우디·UAE까지 개입… 이슬람권 내부 경쟁까지 겹쳤다

최근 사헬에는 중동 국가들까지 뛰어들고 있다.
특히 사우디·UAE·카타르

  • 특정 무장세력 지원 의혹
  • 친자국 정권 지원
  • 군사 장비 제공
    등으로 사헬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이들의 개입 이유는

  • 이집트·수단·에티오피아를 잇는 홍해 안보 벨트 확보,
  • 이슬람권 내 주도권 경쟁,
  • 사헬 자원 투자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즉, 사헬은 더 이상 ‘유럽 대 아프리카’의 싸움이 아니라,
유럽–미국–러시아–중국–중동 국가까지 뒤얽힌 거대한 지정학적 전쟁장이 됐다.


🟣 6. 사헬은 이제 ‘신냉전의 또 다른 전선’

사헬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긴장 구조는 이미 새로운 형태의 냉전을 닮아 있다.

  • 러시아는 무장을
  • 프랑스는 안보를
  • 미국은 정보전과 견제를
  • 중국은 자원·인프라를
  • 중동 국가는 지역 영향력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사헬에 투입하며
이 지역을 사실상 **‘다층적 전쟁의 교차점’**으로 만들어버렸다.

사헬의 불안정은 단순히 지역 난민 문제로 그치지 않고,
유럽의 정치, 글로벌 자원시장, 중동의 안보, 미국·중국의 패권경쟁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 오늘의 한 줄

강대국이 비운 자리는 무장세력이 채우고, 강대국이 뛰어드는 자리는 또 다른 전쟁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