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헬벨트 붕괴〉 1편 — 쿠데타 도미노와 사헬의 무정부화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사헬벨트(Sahel Belt)’는 지리적으로는 사하라 사막 아래의 넓은 띠에 불과하지만, 국제사회에서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21세기 세계 최악의 불안정 지대”**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기후변화, 빈곤, 무장세력, 종파 갈등, 국경 붕괴가 한꺼번에 겹쳐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10여 년 사이, 이 지역은 사실상 ‘국가’가 아닌 ‘무장세력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구역으로 재편되고 있다.
🟣 1. 사헬은 왜 ‘아프리카의 화약고’가 되었나
사헬의 문제는 단일 요인이 아니다.
- 사막화로 인한 극심한 식량난,
- 강수량 감소로 농업이 붕괴하며 생긴 생계 갈등,
- 국경이 너무 넓고 헐거워 관리가 불가능한 치안 공백,
- 부족·민족 간 충돌이 역사적으로 계속된 정체성 분열,
-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거의 닿지 않는 광대한 무인지대
이런 조건들이 겹치면서 사헬 전역은 “기후 + 경제 + 안보” 위기가 반복적으로 폭발하는 지역이 됐다. 여기에 정치 불안이 더해지면 국가는 금방 흔들릴 수밖에 없다.
🟣 2. 말리 → 부르키나파소 → 니제르 → 차드… 연쇄적으로 무너진 국가들
사헬의 붕괴를 본격적으로 부른 건 쿠데타 도미노였다.
특히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이 세 나라에서는 군부가 거의 릴레이 방식으로 정권을 탈취했다.
▶ 말리 (2020·2021년 연속 쿠데타)
테러조직 확산과 경제난 속에서 군부가 “정부 무능”을 이유로 2년 연속 정권을 장악했다. 이때부터 사헬 붕괴가 가속화됐다.
▶ 부르키나파소 (2022년 쿠데타 두 차례)
IS·알카에다 계열 조직이 국토 절반을 장악한 상황에서 군부가 다시 정권을 빼앗았다.
▶ 니제르 (2023년 쿠데타)
사헬에서 서방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었던 니제르까지 군부가 장악하면서 서아프리카 전체의 안보 지도가 뒤집혔다.
▶ 차드 (군부 장기집권 구조)
공식 쿠데타는 아니지만, 군부가 정치권을 완전히 지배하며 사실상 ‘군정(軍政)’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연쇄적 정권 붕괴는 사헬벨트 전체를 하나의 **‘더 큰 무정부화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결과를 만들었다.
🟣 3. 프랑스의 후퇴 → 안보 공백의 폭발
사헬 지역은 오랫동안 프랑스의 영향력이 강했다.
군사훈련·테러대응·경제지원까지 프랑스가 사실상의 ‘안보 관리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데타 이후 각국에서 반(反)프랑스 정서가 폭발하면서
프랑스군이 철수했고, 그 결과 안보 공백이 발생했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은 정부도 아니고, 서방도 아니었다.
바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그리고 러시아계 용병 조직이었다.
🟣 4. 알카에다·ISIS 계열이 국경을 장악하다
사헬의 국경은 사실상 ‘선’이 아니다.
그저 지도에만 그어진 형태일 뿐, 실제론 광대한 모래지대와 숲,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감시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 환경은 테러조직에게 최적의 조건이었다.
- 알카에다 계열(JNIM)
- 이슬람국가(ISIS-Sahel)
- 지역 무장 부족 조직들
이 국경을 누비며 공격 → 후퇴 → 재정비를 반복했고, 지금은 마을·도로·농경지를 지배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즉, 사헬은 국가가 아니라 무장세력이 영토를 나눠 가진 거대한 전쟁장으로 변했다.
🟣 5. “사헬의 국가는 더 이상 국가가 아니다”
지금의 사헬은 기존의 국제체제 논리로 설명하기 어렵다.
- 정부가 국토 절반을 통제하지 못하고
- 군부와 민병대가 뒤섞여 싸우고
- 테러조직이 행정·세금·통행료까지 부과하고
- 국경선은 사실상 의미를 잃고
- 주민들은 정부 대신 무장세력에 보호비를 낸다
이 모든 상황은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진다.
사헬벨트의 붕괴는 단순한 국가 위기가 아니라, ‘국가 시스템’ 자체가 해체된 현상이다.
이 지역의 불안정은 결국 주변국과 유럽, 중동, 전 세계로 번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지금 가장 예의주시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 오늘의 한 줄
국가가 무너질 때, 그 자리는 언제나 무장세력이 먼저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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