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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는 현재 진행형 642편 - 줄줄이 쓰러지는 중국 부동산… 그런데도 “중국 경제는 괜찮다”고?

by 지구굴림자 2025. 12. 16.

🌏 지구는 현재 진행형 642편 - 줄줄이 쓰러지는 중국 부동산… 그런데도 “중국 경제는 괜찮다”고?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불길한 신호가 울렸다.
이번엔 이름값이 다른 기업이다. 완커(Vanke).

중국 부동산 업계에서 수십 년간 ‘안정의 상징’처럼 여겨졌고, 대주주가 국유기업인 선전메트로인 탓에 “여긴 버티겠지”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곳이다. 그런 완커가 채무 만기 연장을 시도했다가 채권단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완커까지 흔들린다… 이번엔 진짜인가?

문제의 채무는 20억 위안(약 4,200억 원).
완커는 만기 연장을 위해 채권단 동의를 구했지만, 연장에 필요한 90% 찬성선을 넘지 못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달 말에는 37억 위안(약 7,700억 원) 규모의 또 다른 채권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완커는 그동안 “국유기업이 뒤에 있는 사실상 준(準)국영 부동산사”로 분류되며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완커가 채무 연장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건,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바닥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신호로 읽힌다.


■ 헝다 → 비구이위안 → 그리고 완커

이미 이 흐름은 낯설지 않다.

  • 헝다그룹
    한때 중국 2위 부동산 기업, 부채 440조 원.
    2021년 디폴트 → 법원 청산 → 결국 상장폐지.
  • 비구이위안
    중국 내 매출 1위까지 올랐던 기업.
    총부채 약 260조 원, 연속 적자 끝에 디폴트 위기.
    최근 채무 재조정에는 성공했지만 정상화 여부는 미지수.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부채에 부채를 얹어 성장해온 구조, 그리고 그 위에 덮친 인구 감소, 공급 과잉, 내수 침체다.

부동산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경제 구조 자체가 부동산에 과도하게 기대온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그런데 중국 정부는 왜 적극적으로 안 구할까?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한다.
“완커는 국유기업인데, 왜 정부가 나서서 구하지 않지?”

사실 중국 정부의 방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명확했다.
2020년 ‘세 개의 레드라인’ 정책 이후, 부동산 기업들의 무분별한 차입을 강하게 조이기 시작했다. 헝다 사태는 그 부작용이었고, 지금의 연쇄 위기는 그 연장선이다.

중국 정부는 이제 부동산을 더 이상 경제 성장의 엔진으로 쓰지 않겠다는 결심에 가깝다.
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20% 내외지만, 정부는 의도적으로 이 비중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11월 기준

  • 부동산 개발 투자: 전년 대비 -15.9%
  • 주택 투자: -15.0%
  • 신규 착공 면적: -20.5%
  • 준공 면적: -18.0%

숫자만 봐도, “부동산으로 버티는 성장”은 더 이상 전략이 아니라는 게 드러난다.


■ 대신 꺼내든 카드는 ‘내수’… 그런데 성적표는?

중국 지도부는 최근 경제공작회의에서 내수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못 박았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수출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내부 소비가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11월 중국 소매 판매 증가율은 1.3%.
시장 예상치(약 2.8~2.9%)를 크게 밑돌았고, 6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블룸버그는 “팬데믹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내수 회복이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는 의미다.


■ 그럼에도 ‘중국 경제는 괜찮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

흥미로운 건, 이런 상황에서도 국제기구와 글로벌 금융권은 비교적 낙관적이라는 점이다.

  • IMF: 2026년 중국 성장률 4.5%
  • 세계은행: 4.4%
  • 주요 글로벌 은행들: 4.6% 안팎

이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부동산은 내려놓고, 소비·기술·제조 중심으로 체질 전환 중이다.”

즉, 지금의 부동산 위기를 **‘붕괴’가 아니라 ‘조정’**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고통은 크지만, 금융 시스템으로의 전이만 막으면 장기적으로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다.


■ 그래서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중국은 지금 고통을 감수하면서 구조를 바꾸는 길을 가고 있다.
부동산 기업을 무조건 살리지 않고, 충격을 관리하면서 시장 규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길이 성공하면 ‘연착륙’,
실패하면 ‘장기 침체’다.


■ 한 줄로 정리하면

중국 부동산은 무너지고 있지만, 중국 경제 전체는 아직 방향을 바꾸는 중이다.
문제는 그 방향 전환을 버틸 체력이 남아 있느냐는 것이다.

…이게 바로, 지금 중국을 둘러싼 진짜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