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는 현재 진행형 714편 - AI가 빠르게 재편하는 볼리우드…할리우드와는 정반대 행보

🌍 지구는 현재 진행형 714편 - AI가 빠르게 재편하는 볼리우드…할리우드와는 정반대 행보
🎬 “AI를 막느냐, 쓰느냐” 인도는 이미 선택했다
‘볼리우드(Bollywood)’로 대표되는 인도 영화 산업이 인공지능(AI)을 전격 수용하며 할리우드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작가와 배우들이 파업까지 벌이며 AI 도입에 강하게 저항해온 할리우드와 달리, 인도는 저예산 독립영화부터 대형 상업영화까지 AI를 제작 공정의 핵심 도구로 빠르게 편입시키고 있다.
BBC는 최근 보도를 통해 인도 영화 산업이 AI를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현실적인 제작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 시각화, 후반 작업까지 AI가 깊숙이 들어오며 영화 제작의 속도와 비용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 영화의 95%를 AI로 만든 사례까지 등장
대표적인 사례가 비벡 안찰리아 감독의 영화 **〈나이샤〉**다. 이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 챗GPT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상했고, 시각화 과정에서는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를 사용해 전체 분량의 약 95%를 구현했다. 제작비는 기존 볼리우드 영화의 약 15%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주인공 ‘나이샤’는 실존 배우가 아닌 AI로 생성된 캐릭터다. 그럼에도 이 캐릭터는 영화 개봉 이후 실제 주얼리 브랜드 광고 모델로 발탁됐다. AI가 더 이상 실험적 장치가 아니라, 상업적 가치까지 만들어내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 스타 배우도 AI 수용…“연기 수명을 늘려준다”
AI 활용은 대형 제작사와 스타 배우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과거의 모습을 재현하는 ‘디에이징(de-aging)’이다. 73세 원로 배우 맘무티는 영화 **〈레카치트람〉**에서 AI 기술을 통해 30대 시절의 모습으로 등장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배우 사티아라지는 BBC 인터뷰에서 “AI가 배우의 수명을 연장하고 액션 주연을 계속 맡을 수 있게 해준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 영화계에서 AI는 자리를 빼앗는 존재라기보다, 활동 영역을 넓혀주는 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속도가 곧 경쟁력”…AI를 촉매로 보는 인도
최근 인도 애니메이션의 흐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마하바타르 나르심하〉**의 연출자 역시 AI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AI는 콘텐츠 창작자에게 전반적으로 축복이 될 도구”라며 “인도처럼 콘텐츠 수요가 폭발적인 시장에서는 제작 속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AI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스크린으로 옮기고, 제작 기간을 단축시키며, 신인 창작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인도 영화 산업에서는 사전 시각화, 사운드 디자인, 사투리 교정, 음성 복제 등 제작 전반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 기술 낙관론 속에서도 드러나는 한계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감독들은 현재의 AI 모델이 서구권 데이터 중심으로 학습돼 인도 특유의 신화적 세계관이나 지역 미학, 문화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인간 시나리오 작가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깊이는 아직 AI가 대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윤리적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 **〈란자나〉**의 타밀어 버전이 AI를 통해 비극적 결말에서 해피엔딩으로 변경된 채 재개봉되면서, 원작 감독의 동의 없이 제작사가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다.
📜 제도는 아직 공백…AI 시대의 숙제
법·제도적 장치의 미비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도에는 AI를 통한 얼굴·목소리 도용을 명확히 규제하는 법률이 마련돼 있지 않다. 고(故) 사티야지트 레이 같은 거장 감독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하려는 시도 역시 권리 관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제작 효율을 높이고 산업 구조를 바꿀 수는 있지만, 연기와 감정, 삶의 경험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AI는 영화 제작의 주체가 아니라 조력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 할리우드는 ‘저항’, 인도는 ‘수용’
같은 AI를 두고도 선택은 달랐다. 할리우드는 저항을 택했고, 인도는 수용을 선택했다.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산업을 위협할 수도, 확장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볼리우드는 지금 실험 중이다.
마지막 코멘트
AI를 막을 것인가, 함께 갈 것인가.
인도는 이미 답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