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는 현재 진행형 707편 - 무차별 ‘관세 난사’ 예상 밖 전개…최후의 승자 되는 멕시코

🌍 지구는 현재 진행형 707편 - 무차별 ‘관세 난사’ 예상 밖 전개…최후의 승자 되는 멕시코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를 상대로 고율 관세를 쏟아붓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특히 북미 제조 공급망에 깊이 묶여 있는 멕시코는 ‘트럼프 관세 전쟁’의 최대 피해국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보도를 통해 “관세 전쟁의 최후 승자 중 하나는 멕시코”라고 평가했다.
📦 이런 반전의 핵심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 즉 USMCA다. 이 협정 덕분에 멕시코산 제품에 적용되는 실제 관세율이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됐고, 미국의 고율 관세 표적이 된 중국산 제품 일부를 멕시코산이 대체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관세 전쟁이 멕시코 수출 증가로 이어진 아이러니한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 실제 수치를 보면 변화는 분명하다. 올해 1~11월 멕시코의 대미 제조업 수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6% 줄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제조업 수출은 오히려 17% 급증했다. 미국과 멕시코 간 전체 무역 규모 역시 약 9천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 물론 멕시코가 관세 전쟁의 영향을 비켜간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멕시코가 마약, 특히 펜타닐 유입 통제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하며 멕시코산 상품 전반에 25%의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자동차·자동차 부품에는 25%, 철강·알루미늄에는 최대 50%에 달하는 품목별 고율 관세도 추가했다.
🛡️ 그럼에도 충격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USMCA의 보호막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경제에 미칠 부작용을 고려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상품 가운데 USMCA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대부분 관세를 면제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 전체 수출의 약 85%가 여전히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실효 관세율을 보면 격차는 더 분명해진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 분석에 따르면 멕시코의 대미 수출 실효 관세율은 4.7%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의 37.1%는 물론, 세계 평균 실효 관세율 1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멕시코는 한국·일본·EU 등과 달리,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국가별 상호 관세도 적용받지 않았다.
🏗️ 이런 환경 속에서 멕시코의 상대적 경쟁력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멕시코가 여전히 미국과의 접근성, 저비용 제조 기반, FTA라는 고유한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 미국 정부가 멕시코를 전략적으로 바라본다는 점도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도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멕시코를 핵심 협력 파트너로 보고 있다. 실제로 멕시코는 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해외 상품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 **미국 무역대표부**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최근 의회 증언에서 “미국은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고 있다”며 “멕시코는 미국 공급망 회복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무역 적자보다 멕시코와의 적자가 낫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 다만 변수도 있다. 2026년 예정된 USMCA 정기 재검토가 대표적이다. 협정 조건이 바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 역시 경제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멕시코와 캐나다가 다른 국가들보다 낮은 실효 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30여 년 전 북미 자유무역 협상에 참여했던 멕시코 측 협상가 루이스 데 라 카예는 “통합 수준이 너무 높아 USMCA를 폐기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관세 전쟁이 만들어낸 역설 속에서, 멕시코는 지금도 조용히 ‘승자 포지션’을 굳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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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전쟁의 소음 속에서, 진짜 이득을 챙기는 국가는 늘 조용하다.
출처: Reuters / W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