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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는 현재 진행형 639편 - “이스라엘 참가 반대합니다”

지구굴림자 2025. 12. 15. 08:55

🌍 지구는 현재 진행형 639편 - “이스라엘 참가 반대합니다”

유로비전 우승자가 트로피를 내려놓은 이유

 

지난해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우승자였던 스위스 가수 **네모(Nemo)**가 자신의 우승 트로피를 공식적으로 반납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이스라엘의 유로비전 참가 자체에 대한 공개적인 반대였다.

네모는 SNS를 통해 “유로비전은 통합과 포용, 모든 사람의 존엄을 지향한다고 말해 왔다”며 “그러나 유엔 독립 조사위원회가 가자지구 사태를 ‘제노사이드’로 규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계속 참가하는 것은 그 가치와 명백히 충돌한다”고 밝혔다. 상징적인 우승 트로피를 반납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행동으로 드러낸 것이다.

 

네모는 2024년 대회에서 논바이너리 정체성을 가사에 담은 곡 〈The Code〉로 우승하며, 유로비전이 추구해 온 다양성과 포용의 상징이 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회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 논란은 네모 개인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올해 유로비전 우승자인 오스트리아 가수 JJ 역시 우승 직후 “내년 대회가 이스라엘 없이 열리길 바란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유로비전 내부에서도 갈등이 누적되고 있다는 신호다.

유로비전은 유럽방송연합(EBU)에 소속된 56개 방송사가 참가하는 유럽 최대 국가 대항 가요제다. 하지만 2023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참가를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작년에는 이스라엘 대표곡이 정치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로 가사 수정 요구를 받았고, 올해는 시청자 투표 몰표를 둘러싼 조작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 가수를 과도하게 홍보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EBU는 최근 심사 규정을 일부 개정했지만, 이스라엘의 내년 대회 참가 여부는 표결 없이 허용했다. 이 결정이 오히려 반발을 키웠다.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의 공영방송은 내년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특히 스페인은 분담금을 많이 내는 이른바 ‘빅5’ 국가 중 하나이며, 아일랜드는 유로비전 역사상 최다 우승국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아일랜드는 중계 자체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독일은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이스라엘이 빠진다면 독일도 참가하지 않겠다”며 보이콧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유로비전이 문화 행사인지, 정치적 판단을 피할 수 없는 무대인지에 대한 균열이 드러난 순간이다.

EBU는 성탄절 이전까지 내년 참가국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유로비전은 ‘노래로 하나 되는 축제’라는 정체성 자체를 시험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마지막 코멘트 - 한때 음악은 정치와 분리될 수 있다고 믿어졌다. 지금 유로비전은 그 믿음이 여전히 유효한지 묻고 있다.

 

출처: AFP,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