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신제국주의 – 에르도안의 야망과 현실》🟣 3편 — “터키의 진짜 목표: 중동·발칸·유럽의 ‘키 플레이어’ 되기”

《터키의 신제국주의 – 에르도안의 야망과 현실》🟣 3편 — “터키의 진짜 목표: 중동·발칸·유럽의 ‘키 플레이어’ 되기”
터키는 스스로를 **‘제국의 후예’**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날의 안카라가 원하는 건 옛 오스만의 영토 회복 같은 과거 회귀가 아니다.
에르도안 정부의 핵심 목표는 “패권국(Power)“이 아니라 “필수국(Pivotal State)” —
즉 없으면 국제 질서가 굴러가지 않는 나라로 올라서는 것이다.
이건 단순한 외교 확대가 아니라, 전략적 존재감 자체를 시스템에 삽입하려는 시도다.
① 나토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와도 손을 잡는 ‘이중 전략’
터키는 나토의 핵심 전력이면서 동시에 러시아와도 협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 러시아제 S-400 도입(나토가 기겁함)
- 러시아 관광객·자본 유입 유지
- 흑해 곡물 협정 중재
즉 서방의 체제 안에 있으면서도, 서방의 규칙을 100% 따르지 않는 독자적 입지를 고집한다.
이 모순적 위치가 오히려 터키를 국제협상에서 ‘중재자’이자 ‘브로커’로 만든다.
② 이스라엘·이란·사우디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독보적 포지션
중동에서 이 셋 모두와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
- 이스라엘과는 정보·경제 부분 협력
- 이란과는 지정학적 경쟁 + 경제적 상호의존
- 사우디와는 카쇼기 사건 이후 관계 회복 → 투자·군사 교류 재개
이 복잡한 네트워크의 중심에 터키가 있다.
중동 내부 갈등이 격화될수록, ‘터키 없이는 해결 불가’ 구조가 강화된다.
③ 난민 카드를 쥐고 EU를 움직인다
유럽 난민 정책의 절반은 사실상 터키 손에 달려 있다.
- 터키에는 약 35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거주
- EU에선 터키가 난민을 ‘흘리기’ 시작하면 정국이 바로 뒤집힌다
- 그래서 EU는 터키와의 합의에 수십억 유로를 지불
터키는 이것을 이용해 EU와의 협상에서 상시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말 그대로 “인도적 협상”이면서 “지정학적 압박카드”인 셈.
④ 아제르바이잔·중앙아시아를 잇는 ‘투르크권 연맹’ 구상
터키는 역사·언어·문화가 비슷한 투르크계 국가들과의 결속을 강화하는 중이다.
- 아제르바이잔(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전폭 지원)
- 카자흐스탄
- 우즈베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이 지역은 에너지·물류·지정학적으로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터키는 유라시아의 새로운 축을 만든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⑤ 터키판 다극체제: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제3축이 되겠다”
터키는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법을 잘 알고 있다.
- 미국 편도, 중국 편도, 러시아 편도 아닌
- 상황에 따라 스스로 가격을 올리는 ‘전략적 스윙 스테이트’
이게 에르도안의 핵심 전략이다.
미·중 패권 경쟁이 심해질수록, 중간지대의 가치는 더 커진다.
터키는 바로 그 중간지대의 왕좌를 노리고 있다.
🟨 3편 결론
터키는 강대국이 되려는 게 아니다.
강대국들이 **“터키 없으면 협상이 안 된다”**고 말하는 세계 질서를 만들고 있다.
이 놀라운 야망이 성공할지는—
경제가 버티느냐에 달려 있다.
바로 2편에서 본 그 취약한 경제 말이다.
🟣 전체 시리즈 핵심 메시지
“터키는 제국을 꿈꾸는 게 아니라,
세계 질서 속에서 불가결한 존재가 되려 한다.”
경제가 버티면 새로운 중동의 중심국이 될 것이고,
경제가 무너지면 모든 전략은 종이 위의 설계대로 끝난다.